1. 접지(Ground)란 무엇인가?
회로에서 전류는 무조건 ‘돌아가는 길’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원에서 IC로 흐른 전류는 다시 전원 쪽으로 되돌아가야만 합니다.
이때 그 되돌아가는 경로가 바로 접지(Ground)입니다.
전류 입장에서 보면, 공급이 시작되는 (+V)보다 귀환 경로인 GND가 더 중요합니다.
접지가 끊기면? 회로는 멈추고, 이상한 노이즈가 생기며, 오동작하거나 심지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접지 노이즈입니다.

우리는 습관처럼 접지를 ‘0V’라고 부르지만, 사실 접지는 상대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멀리 떨어진 두 회로의 GND끼리 비교하면 0V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접지 노이즈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회로도에서 자주 보게 되는 접지 기호는 전부 같은 GND일까요?
아닙니다. 종류별로 의미가 다릅니다.


신호 접지(Signal GND)와 샤시 접지(Chassis GND)를 무조건 연결하면 오히려 접지 노이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둘을 분리하거나 RC, 커패시터 등을 이용해 연결하는 방법도 씁니다.
모든 측정의 기준은 GND인가?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디지털 멀티미터(DMM)나 오실로스코프를 쓸 때 대부분 GND를 기준으로 측정하지만, 모든 회로 분석이 GND를 기준으로 이뤄지진 않습니다.
특히 차동 신호(differential signal)에서는 신호 간 전압차를 보므로, 접지 기준이 아닌 상대 기준이 됩니다.
접지가 ‘공통 기준’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 시스템 전반에 노이즈가 침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회로의 AGND와 디지털 회로의 DGND가 구분 없이 연결되면, 디지털 스위칭 노이즈가 아날로그 회로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과는? ADC 왜곡, 센서 오류, 신호 잡음 등 수많은 문제로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이 바로 우리가 자주 말하는 접지 노이즈의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접지는 단순한 “0V”가 아니라 전류가 되돌아가는 경로, 신호의 기준점, 노이즈 경로, 심지어는 시스템의 안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설계 핵심입니다.
접지 노이즈를 줄이려면 단순히 선 하나 연결하는게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전류 흐름과 귀환 경로를 고려해 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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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접지의 종류
2-1) 직렬 접지 구조 (Series Ground)
직렬 접지는 말 그대로 여러 회로 블록이 하나의 접지 경로를 순차적으로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회로 – 아날로그 회로 – 전원부 순으로 접지 선이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보면 됩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구성이 단순하고 배선이 짧아진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점이 치명적입니다.
앞 회로에서 발생한 접지 노이즈가 뒤에 있는 회로로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감한 아날로그 회로나 RF 회로에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구조는 간단하지만, 회로 간 노이즈 간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 회로를 직렬로 엮는 건 피해야 합니다.
2-2) 병렬 접지 구조 (Parallel Ground)
병렬 접지는 각 회로 블록마다 개별적으로 접지선을 두고, 이들을 하나의 중심점(Star Ground)에서 방사형으로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각 회로의 접지 노이즈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품질 오디오나 정밀 계측기 설계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ADC, DAC, MCU, 전원 회로가 각각 따로 접지를 갖고, 이들이 PCB 상의 한 점(GND Plane 중심점)에서만 연결되는 방식입니다.
장점은 접지 루프와 전위차 발생을 줄여 접지 노이즈를 차단하지만, 단점으로는 레이아웃이 복잡해지고 배선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민감한 회로가 많은 경우에는 병렬 접지 설계가 훨씬 안정적입니다.
2-3) 혼합(Mixed) 접지 구조
혼합 접지는 말 그대로 직렬과 병렬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방식입니다.
민감도가 낮은 회로는 직렬 구조로 연결하고, 민감도가 높은 회로는 병렬로 접지를 분리하여 설계합니다.
디지털-아날로그 혼합 회로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특히 AGND(Analog GND)와 DGND(Digital GND)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시스템 내에서의 접지 노이즈 간섭을 최소화하면서도 배선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CU의 디지털 부분은 DGND에, ADC의 아날로그 부분은 AGND에 연결하고, 두 GND는 한 점(Stitching Cap 또는 Via)을 통해 연결합니다.
설계 경험이 요구되지만, EMI/EMC 측면에서 효율적인 구조. PCB 설계 시 접지 분리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합니다.
2-4) 멀티(Multi-Ground) 시스템의 특징
멀티 접지 구조는 여러 개의 접지 영역을 갖고, 각 영역이 독립적 또는 일부 공유된 방식으로 구성된 고성능 시스템에 적합합니다.
고속 통신 장비나 FPGA 기반 시스템처럼 회로 기능이 다양하고 고주파 신호가 많은 경우, 전자파 간섭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구조가 채택됩니다.

여기서는 디지털 GND, RF GND, 아날로그 GND, 파워 GND 등으로 나누고, 각 접지마다 노이즈 특성과 귀환 경로가 달라 독립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2-5) 접지 비교

접지는 단순한 연결선이 아니라, 노이즈가 얼마나 회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설계 요소입니다.
설계 초기에 접지를 대충 연결해두면, 나중에 “왜 오동작하는지”, “왜 인증에서 탈락하는지” 이유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접지 노이즈는 보이지 않지만 실체가 있는 설계의 적입니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구조를 계획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3. AGND와 DGND는 왜 나눌까?
회로를 설계하다 보면 AGND(Analog Ground)와 DGND(Digital Ground)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단순히 이름만 다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 두 접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접지 노이즈 문제가 발생하고,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3-1) AGND와 DGND 분리의 필요성과 기준
왜 굳이 접지를 나눠야 할까?
디지털 회로는 빠른 스위칭 동작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큰 전류의 변화(ΔI)가 발생합니다.
이 전류는 GND 경로를 따라 흐르면서 전압 강하를 만들고, 그 결과 같은 GND에 연결된 다른 회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접지 노이즈(Ground Bounce) 또는 공통 임피던스 결합(Common Impedance Coupling)이라고 부릅니다.
반면, 아날로그 회로는 매우 미세한 전압 차이를 다루기 때문에 디지털 회로에서 발생한 접지 노이즈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오디오, 센서, ADC/DAC 같은 회로는 수 mV 수준의 잡음에도 심각한 왜곡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회로의 접지(DGND)와 아날로그 회로의 접지(AGND)를 물리적으로 분리하여,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분리의 기준은?

핵심은 접지 자체보다 전류의 흐름 경로(귀환 경로)입니다. 접지 노이즈는 단순히 연결의 문제가 아니라,
“전류가 돌아가는 길에 디지털 전류가 아날로그 회로를 지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3-2) AGND와 DGND는 언제 합쳐야 할까?
그렇다고 해서 AGND와 DGND를 완전히 분리만 하면 되는 건 아닙니다.
만약 이 둘이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기준 전위(reference potential)가 달라져서 서로 다른 회로 간의 신호 전달이 에러나 오동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한 점(Grounding Point)”에서만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걸 흔히 스타 접지(Star Grounding) 또는 단일 귀환점(Ground Reference Point)라고 부릅니다.
ADC, DAC의 GND 연결지점은 AGND/DGND를 공유하는 부품(IC)에서는, 칩의 접지 핀을 동일한 GND Island 위에 배치하고, 칩 근처에서 두 GND를 결합합니다.
4. 전류 귀환 경로(Current Return Path)
전류는 반드시 돌아온다”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우리가 회로를 설계하거나 분석할 때, 대부분은 “전류가 흐르는 방향”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컨트롤러에서 센서로 데이터 라인을 연결하거나, 클럭 신호가 IC에서 다른 칩으로 가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신호를 보냈으면 반드시 돌아오는 전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돌아오는 경로를 우리는 귀환 전류 경로(Return Current Path)라고 부릅니다.
이 귀환 경로가 어떻게 설계되어 있느냐에 따라 접지 노이즈가 생길 수도,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4-1) 전류 루프 면적이 노이즈에 미치는 영향
신호 전류가 가고 다시 돌아오는 경로를 하나의 “루프”라고 생각해보면, 그 루프가 만드는 면적이 작을수록 외부 노이즈에도 덜 민감하고 방사 노이즈도 적습니다.
그런데 만약 GND Plane이 중간에 끊어져 있어서 전류가 우회하게 되면, 이 루프가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 마치 작은 안테나처럼 동작해서 전자파를 방사하게 되고, 이게 바로 방사 노이즈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류가 원래 가야 할 GND 경로로 잘 돌아가지 못하면 접지 노이즈도 발생하게 됩니다.

루프 면적이 클수록 외부 자기장에 의한 유도 전압이 커지고, 동시에 고속 전류가 흐를 경우 그 자체가 안테나처럼 작동하여 방사 노이즈가 심해집니다.

4-2) 전류 귀한 경로
모든 귀환 전류는 신호원(Source, Driver)의 기준면(Reference)으로 돌아가며, 이때 경로는 최소 임피던스를 가지는 경로를 선택합니다.
고주파와 저주파의 전류는 어떻게 돌아올까요?
전류가 어디로 돌아오느냐는 신호의 주파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주파 전류는 저항이 낮은, 즉 가장 가까운 경로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건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주파 전류는 조금 다릅니다.
고주파일수록 인덕턴스(코일처럼 작용하는 성분)가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신호가 흐르는 선로 바로 아래에 있는 GND Plane을 따라 흐르는 게 가장 좋은 경로가 됩니다.
예를 들어, 고속 클럭 신호가 Top Layer를 따라 흐를 때, 그 바로 아래의 GND Plane이 귀환 경로가 됩니다.
만약 중간에 GND Plane에 Gap이 있다면? 귀환 전류는 우회하고 큰 루프를 형성하며, 이로 인해 접지 노이즈와 방사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4-3) 전류 귀환 경로의 불연속이 방사 노이즈의 원인이 되는 이유
귀환 경로가 끊어졌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건 정말 실무에서 자주 겪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클럭 선로를 설계하다 보면, 다른 회로를 피하려고 GND Plane에 분할(Split)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게 문제가 됩니다.

고속 신호가 흐르던 선로 아래에 GND가 끊어지면, 전류는 바로 아래로 못 흐르고 GND Plane을 따라서 멀리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면 신호가 만드는 루프 면적이 커지고, 그 루프에서 전자기장이 발생하면서 방사 노이즈가 생깁니다.
동시에 그 루프 경로에 잡음 전압이 생기면, 그건 그대로 접지 노이즈로 작용합니다.

신호선로가 Via를 통해 층을 바꾸는 경우에도 귀환선로의 불연속이 발생되며 귀환경로의 Reference층이 끊어져 두 층간에 변위전류가 발생되며 이로 인한 접지층 Noise 발생원이 됨 으로 Signal Via에 인접하여 Return Via를 배치 하거나 Reference층간에 Cap.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Signal Via를 적용할 경우에는 여러 Return Current 층을 지나지 않고 Reference층 하나만 지나면 귀환경로의 끊어짐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즉 동일 층이어서 전기적으로 분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귀환경로 불연속은 신호 선로 설계만큼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① Stitching Via를 써보자
GND Plane이 끊어진 곳 근처에 Stitching Via를 넣어주면, 전류가 빠르게 아래쪽 GND로 내려가서 이어지게 됩니다.
이걸 잘 배치하면, 귀환 전류가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되고, 루프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방사 노이즈와 접지 노이즈 모두 줄어듭니다.
신호 선로가 Via를 통해 층을 바꾸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도 Signal Via 옆에 Return Via를 넣어줘야 귀환 경로가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② Stitching Capacitor도 쓸 수 있다
GND Plane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Via로 연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이에 커패시터(Stitching Cap)를 넣어줄 수도 있습니다.
고속 전류는 커패시터를 통해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귀환 경로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고주파가 너무 높아지면 커패시터의 ESL(기생 인덕턴스) 때문에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고주파 회로에서는 Power Plane도 GND Plane처럼 AC적인 입장에서 보면 귀환 경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GND와 Power는 수많은 Decoupling Cap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류 성분은 GND와 Power Plane을 거의 동일하게 느끼기 때문이죠.
그래서 꼭 GND가 없을 때는 Power Plane을 귀환 경로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도 그 사이에 Gap이 생기면 안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즉, 신호가 흐르는 만큼 전류는 반드시 귀환하며, 이 경로가 얼마나 짧고 연속적으로 잘 설계되었는지가 접지 노이즈와 방사 노이즈를 결정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회로만 그리는 게 아니라, 전류의 귀환 경로까지 설계하는 습관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EMC 성능이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