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차동신호가 중요한가?
고속 신호 환경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노이즈’와 관련된 다양한 전자기적 간섭 현상입니다.
단순히 선을 하나 더 잘 깔아놓는다고 해결되는 수준이 아닙니다.
특히 신호 속도가 빠를수록, 그리고 전송 거리가 길어질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지며,
이런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차동 PCB 설계가 필수적입니다.
차동 PCB 설계는 신호 간섭과 공통 모드 노이즈를 줄이고, 신호 무결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속 신호가 오가는 회로에서는 단순한 배선 설계 이상으로
전문적인 고려가 필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는 공통 모드 노이즈(Common-mode noise)입니다.
이건 쉽게 말해서, 두 개의 신호선이 외부에서 같은 종류의 전자기 간섭을 동시에 받을 때 발생하는 노이즈입니다.
예를 들어, 전원에서 발생한 불안정한 노이즈나 주변 회로에서 유도된 EMI(전자파 간섭)가 두 선로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이 노이즈는 신호 자체와는 상관없는 잡음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신호 왜곡을 일으킵니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건 크로스토크(Crosstalk)입니다.
이건 주변에 있는 다른 신호선에서 발생한 신호가 인접한 신호선에 유도되어 영향을 주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신호선이 전압이 확 올라가면, 그 근처에 있는 B 신호선에도 작지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간섭이 누적되면 원래의 신호가 흐트러져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좁은 PCB 공간에서 신호선을 너무 촘촘하게 배치하면 이 현상이 심해집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반사(Reflection)입니다. 반사는 임피던스가 맞지 않을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고속 신호가 PCB 라인을 따라 전송되다가, 종단(termination)이나 선로 특성이 갑자기 바뀌는 지점에 도달하면 일부 신호가 되돌아오게 됩니다.
이 되돌아온 신호가 원래 신호에 겹쳐지면, 신호 모양이 깨지거나 진폭이 이상하게 변형됩니다.
특히 클럭이나 데이터 라인처럼 정확한 타이밍과 파형이 중요한 신호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 바로 차동신호입니다.
그리고 이 차동신호가 제대로 동작하려면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정확한 차동 PCB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설계자가 신호 무결성과 노이즈 저항성을 확보하려면, 이러한 현상들을 이해하고 회로에 맞는 설계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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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동신호 주요 특징
2-1) 접지면 귀환전류가 거의 없는 구조
차동 신호 처리 방식(Differential Signaling)은 고속 디지털 회로나 민감한 아날로그 신호 회로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이 방식은 단순히 “두 개의 반대 위상 신호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쉬우나, 그 내부 원리 중 하나는 바로 접지면(Ground Plane)을 통한 귀환전류가 거의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이 특징은 차동 PCB 설계에서 특히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왜 귀환전류(Return Path Current)가 중요할까?
단일 종단(Single-ended) 신호에서는 아래와 같은 경로로 전류가 흐릅니다:
- 보낼 때: 신호선 → 수신기
- 돌아올 때: 수신기 → 접지면 → 송신기
즉, 신호가 돌아오는 길(Return path)은 접지면을 통해 흐르며, 이 경로가 깨지면 노이즈, EMI, 신호 반사 등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PCB나 패키지 내에서 접지면이 불연속(끊겨 있는 구조)일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차동 신호는 두 개의 선로, 즉 V+와 V-에 서로 반대 위상의 신호를 동시에 전송하는 구조로 동작합니다.
이때 수신기에서는 이 두 신호의 전압 차를 읽어 실제 신호를 복원하게 됩니다.
전류의 흐름을 살펴보면, V+ 선로를 통해 전류가 수신기로 흘러 들어가고, 동시에 V- 선로를 통해 반대 방향의 전류가 송신기로 돌아옵니다. 다시 말해, 전류가 한 선로를 통해 나가고 다른 선로를 통해 되돌아오는 루프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처럼 두 전류는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서로가 생성하는 자기장이 상쇄되고, 접지면을 통해 흐르는 귀환전류는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차동 신호 구조에서는 전류가 접지면을 통하지 않고 두 선로만으로 순환하므로, 접지면에 흐르는 전류는 0에 가까운 수준이 됩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차동 신호는 접지면이 불연속한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으며, 이는 차동 PCB 설계 시 매우 유리한 특성으로 작용합니다.
2-2) 가상 접지 효과로 인한 안정성
가상 접지”란 무엇일까요?
가상 접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인 접지(GND)와는 다릅니다.
차동 신호는 두 선로 간의 전위 차(ΔV)만을 사용하여 정보를 전송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 전위(절대 GND)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두 선로 사이에 상대적인 기준점, 즉 가상의 접지점이 형성됩니다.
접지면이 끊겨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PCB 설계를 하다 보면, 꼭 이상적인 구조만 그려지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층 PCB에서 전원 분배를 위해 GND 면을 나눠야 한다든가, 또는 IC 패키지 내부 구조나 보드 간 연결 케이블 때문에 접지면(GND plane)이 중간에 비어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단순히 “접지가 안 이어져 있네?”라고 넘기면, 예상치 못한 신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류는 반드시 ‘돌아오는 길’이 필요합니다
모든 전류는 루프(Loop)를 형성하며 흐릅니다.
즉, 전류가 송신기에서 수신기로 흘러간다면, 다시 송신기로 돌아올 길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은 이 돌아오는 길(Return Path)이 바로 GND plane, 즉 접지면입니다.

하지만 접지면이 중간에 끊겨 있다면, 전류는 “원래 가고 싶던 경로”로 돌아올 수 없게 됩니다. 이때 전류는 우회 경로를 찾기 시작합니다. 더 먼 길을 돌아가거나, 인접한 다른 신호 라인을 타고 돌아오려 하죠.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차동 신호의 구조적 장점이 빛을 발합니다.
차동 신호는 두 선로가 나란히 붙어 있으면서, 한 선로가 보내는 전류를 다른 선로가 받아들이는 구조입니다.
이 말은 즉, 한 선로가 보내는 전류가 다른 선로로 돌아오기 때문에, 중간에 접지면이 끊겨 있어도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가상 접지(Virtual Ground)의 효과로 인해, 두 선로만으로도 전류 루프가 완성되기 때문에, 신호가 왜곡되거나 지연되지 않고 깨끗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PCB 설계에서 접지면이 분리되거나 불연속한 구조가 불가피하다면, 싱글 엔디드 신호보다는 차동 신호 구조로 바꾸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구조는 귀환 경로에 의존하지 않고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어서, EMI, 반사, 임피던스 불연속 같은 골치 아픈 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줍니다.
또한 차동 PCB 설계에서는 굳이 GND 면을 붙잡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설계의 자유도와 유연성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보드 구조에서 이 점은 생각보다 큰 이점이 됩니다.
2-3) 노이즈 방사가 적고 EMI에 강함
EMI(전자파 간섭) 문제는 고속 디지털 회로나 RF 설계에서 항상 골칫거리입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자기장 방사(E-field, H-field)는 강해지고, 이는 곧 시스템의 안정성과 인증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동 신호 처리 구조(Differential Signaling)는 이런 문제에 매우 강한 내성을 보입니다.

노이즈가 줄어드는 이유는 전자기장의 상쇄 효과 때문입니다.
2-3-1) 전기장 (E-field)의 억제
차동 신호는 두 개의 신호선(V+, V−)이 서로 반대 극성의 전압을 갖고 동작합니다.
이 두 신호선 사이의 전기장은 선 간 전위차(V+ − V−) 로만 형성됩니다.
그리고 이 전기장은 선로 간에만 강하게 존재하고, 바깥쪽으로는 거의 퍼지지 않죠. 왜냐하면 두 선이 아주 가깝게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즉, E-field가 외부로 방사되기보다는 내부적으로만 작용하므로, 외부에 방사되는 전기장이 매우 작아집니다.
2-3-2) 자기장 (H-field)의 상쇄
전류는 항상 자기장을 유도합니다.
단일 종단 신호에서는 전류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큰 자기장이 형성되고, 이게 EMI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반면 차동 신호에서는 한 선로의 전류가 오른쪽으로 흐르면, 다른 선로의 전류는 반대방향(왼쪽)으로 흐릅니다.
이 두 전류가 유도하는 자기장은 서로 반대 방향이며, 두 선로가 충분히 가깝게 배치(Tightly Coupled)되면 서로의 H-field가 상쇄됩니다.
결과적으로 차동 신호는 자기장 방사도 매우 적게 발생합니다.
2-4) 공통 임피던스 커플링에 대한 내성
접지 임피던스가 신호에 왜 영향을 줄까?
우리가 회로를 설계할 때, 보통은 “접지는 그냥 0V니까 신경 안 써도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회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접지도 결국 일종의 선로이고, 이 선로에도 저항과 유사한 ‘임피던스’(ZG)가 존재합니다.
만약 여러 개의 IC가 하나의 접지선(GND)을 공유하고 있다면, 각 IC에서 나오는 귀환 전류들이 이 접지선을 통해 동시에 흘러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접지선에 임피던스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전류가 흐르면서 접지선에서 전압 강하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전압 강하는 결국 각 IC의 기준 전위를 올려버리고,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신호 입력이 왜곡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처럼 고속 신호를 다루는 회로에서는 차동 PCB 설계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차동 PCB 설계를 적용하면, 두 선로가 서로 기준이 되어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접지 전위의 흔들림(잡음)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즉, 접지 임피던스에 의해 생기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이 바로 차동 PCB 설계인 것이죠.

단일 종단(Single-ended) 방식에서는 신호는 한 선로를 통해 흐르고, 그 반대 귀환 전류는 접지를 통해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 접지선에 임피던스가 있다면, IC 입장에서는 기준점인 접지가 정확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래는 GND가 0V여야 하는데 귀환 전류 때문에 0.1V 정도 올라가버리는 겁니다.
그럼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실제 입력 전압보다 작게 인식되거나, 신호가 왜곡되거나, 심하면 IC가 오동작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즉, 접지의 품질이 신호 정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예요.

차동 신호는 왜 문제없을까요?
이 방식은 두 개의 신호선(V+와 V−)을 사용하는데, 이 두 선로에는 서로 정반대의 신호가 흐릅니다.
수신 단에서는 이 두 신호의 차이만 읽기 때문에, 공통으로 들어오는 전압 변동은 신호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접지에 노이즈가 생겼다고 해도?
- V+ 선로에도
- V− 선로에도
동일한 양의 노이즈가 들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수신기에서는 V+ – V−의 차이를 계산하기 때문에, 공통된 노이즈는 계산에서 자동으로 날아가 버리는 겁니다.
이걸 다른 말로는 공통 모드 잡음 제거(Common-mode rejection) 라고 합니다.
2-5) Jitter 및 Skew에 대한 내성 우수
고속 디지털 회로나 통신 회로를 설계하다 보면 꼭 마주치게 되는 골치 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Jitter(지터)와 Skew(스큐)입니다.
이 두 가지는 신호 타이밍의 불안정성을 유발해서 회로의 오동작 원인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차동 신호 처리 방식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훨씬 덜합니다.
차동 PCB 설계를 통해 두 신호 선로를 동일하게 관리하고 전자기적 간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지터나 스큐에 대한 내성이 단일 종단(Single-ended) 방식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특히 신호 간의 길이 오차를 정밀하게 맞추고, 임피던스를 정확히 제어하는 차동 PCB 설계는 고속 회로에서 신호 무결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Jitter, 왜 문제가 될까요?
Jitter는 원래 일정한 타이밍에 도착해야 하는 신호가 들쭉날쭉하게 도착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클럭 신호가 매번 정확히 10ns 간격으로 와야 하는데 어떤 신호는 9ns에 오고, 어떤 신호는 11ns에 오면 수신 측에서는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게 바로 Jitter입니다.
단일 종단 방식에서는 신호가 기준 전압(Threshold)을 넘었는지 여부만 보고 판단하는데, 지터가 심해지면 이 타이밍이 엇갈려서 신호 판단이 잘못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차동 신호 방식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차동 신호는 두 개의 선로를 통해 서로 반대 위상의 신호(V+와 V−)를 전송하고, 수신기에서는 이 두 신호의 전압 차이만으로 판단을 합니다.
이때 판단 기준이 되는 임계 전압(Threshold level)이 매우 작기 때문에, 약간의 타이밍 흔들림(Jitter)이 있어도 신호로 잘 인식할 수 있습니다.
즉, 차동 신호는 지터에 강하다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
Skew는 또 뭘까요?
Skew는 차동 신호쌍 중에 하나가 조금 늦게 도착하거나 먼저 도착하는 시간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V+는 제 시간에 도착했는데 V−가 0.2ns 늦게 도착하면 이게 Skew입니다.
단일 종단 방식이라면 그냥 “하나의 신호가 늦게 왔다”는 것 자체가 바로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차동 신호는 “두 신호의 차이”를 보고 판단하므로, 이 시간 차이가 조금 있어도 신호 자체가 크게 왜곡되지 않습니다.
특히 중요한 건, Skew로 인한 영향이 단일 종단 방식에서는 그대로 tskew만큼 영향을 주는 반면, 차동 신호 방식에서는 그 영향이 약 1/2 × tskew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같은 조건에서도 차동 방식이 Skew에 훨씬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물론 이런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차동 PCB 설계를 제대로 해줘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두 신호 라인의 길이를 최대한 동일하게 맞추는 것 (Length Matching)입니다.
그리고 두 선로는 가깝게 배치해서 같은 환경에서 영향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Jitter와 Skew에 대한 차동 신호의 내성이 더 강하게 발휘됩니다.
즉, 단순히 회로만 차동으로 짰다고 되는 게 아니라, 차동 PCB 설계의 정밀도가 전체 성능을 좌우한다는 뜻입니다.
3. 차동신호 라인 설계
오늘날 대부분의 고속 신호 전송 회로, 예를 들어 PCIe, USB, HDMI, LVDS 등의 디지털 시스템에서는 단일 종단(single-ended) 방식보다 차동신호(differential signaling)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노이즈에 강하고,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을 유지하기 쉬우며, 전자파 방사(EMI)가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동 PCB 설계는 단순히 선 두 가닥을 나란히 그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정확한 설계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오히려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해칠 수 있습니다.
3-1) 차동신호 라인 설계 시 꼭 지켜야 할 4가지 조건
차동신호 라인이 ‘이상적으로’ 동작하려면 균형된(balanced) 구조를 반드시 유지해야 합니다.
이 균형이 깨지면 Differential mode가 Common mode로 바뀌면서 외부로 노이즈가 방사되거나, 외부 노이즈가 내부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차동 PCB 설계 시 아래의 네 가지 설계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① 선로 간격을 가깝고 일정하게 유지하라
차동쌍은 두 선로가 서로 인접해 있고, 간격이 일정해야 합니다.
이는 전자기적 결합(E-field, H-field)을 강하게 만들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통 노이즈를 상쇄하게 해줍니다.
또한 두 선로 간의 간격은 귀환 경로(접지 또는 전원면)와의 거리보다 더 가까워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이상적인 Tightly Coupled Differential Pair 구조가 완성됩니다.
예를 들어, 4층 PCB에서 신호층(Signal Layer) – 접지층(GND) – 전원층(PWR) – 신호층(Signal Layer) 구조를 사용하는 경우, 차동 PCB 설계를 할 때는 GND에 가까운 신호층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때 두 차동신호 선로를 나란히 배치하고, 선폭은 약 0.10mm, 두 선로 중심 간의 간격은 약 0.15mm로 설정하면, 일반적인 FR-4 기판 두께 기준으로 약 100Ω 차동 임피던스를 맞출 수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임피던스는 사용하는 PCB 재료의 유전율, 도전체 높이(두께), 레이어 간 거리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설계 시에는 반드시 임피던스 계산기나 시뮬레이션 툴을 이용해 정밀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② 대칭적인 레이아웃을 지켜라
두 선로가 완벽히 대칭적으로 배치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쪽은 VIA를 통과하고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면, 신호 지연(Skew)과 임피던스 불균형이 발생해 전체 신호 품질이 저하됩니다.
길이 보정이 필요할 경우에는 “snake 패턴”을 사용하되, 너무 넓은 뱀형은 EMI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③ 반대 극성, 동일 진폭의 신호를 인가하라
차동 드라이버는 항상 +신호와 -신호를 동시에 출력합니다.
두 신호는 진폭은 같고 위상이 반대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수신기에서 두 신호의 차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외부 노이즈나 공통 전압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④ 종단 저항(Termination)으로 임피던스를 맞춰라
신호의 반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종단 저항(Termination Resistor)을 넣어줘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100Ω 차동 임피던스를 기준으로, 수신단에 100Ω 저항을 차동쌍 사이에 연결합니다.
예를 들어, LVDS 수신기 단자에는 100Ω 종단 저항이 삽입되어야 안정적인 수신이 가능합니다.
3-2) 차동 PCB 설계의 단점은 없을까?
차동 PCB 설계를 처음 접하면, “이건 왜 다들 차동 쓰라고 하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장점이 많습니다.
노이즈에 강하고, EMI 방출이 적고, 고속 신호에 안정적입니다.
그런데 막상 설계에 들어가 보면, 이 방식이 쉽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됩니다.
① 설계 난이도가 높다
단일 종단(single-ended) 방식은 그냥 한 선로만 깔면 되니까 훨씬 단순합니다.
하지만 차동은 항상 두 선로를 짝지어서 배치해야 하고, 그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배선이 복잡한 보드에서는 이 간격을 유지하면서 회로를 배치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금만 간격이 달라져도 차동 임피던스가 틀어져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② 비용이 올라간다
차동 신호는 단순히 선로만 두 개 쓰는 게 아닙니다.
드라이버도 차동용, 수신기도 차동용을 써야 해요. 당연히 IC 비용이 올라갑니다.
더불어, 선로가 두 배가 되니까 PCB의 배선 밀도가 낮아지고, 레이어 수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PCB 제작 단가도 함께 올라가게 됩니다.
③ 배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차동 라인은 항상 두 선로가 서로 인접한 상태로 달려야 하므로, 복잡한 보드에서는 라우팅 공간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고속 차동 신호가 동시에 들어가는 FPGA 주변이라면, 신호를 빼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 됩니다.
좁은 공간에서 간격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동등한 길이를 맞추는 건 꽤 고된 작업입니다.
④ 차동 모드 → 공통 모드로 변환되는 문제
차동 선로는 본래 외부 노이즈에 강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두 선로가 완전히 균형 잡히지 않으면, 차동 모드 신호가 공통 모드 노이즈로 바뀌는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두 선로 중 하나가 부품이나 GND, VIA 등과 너무 가까우면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이럴 경우, 오히려 차동이 단일 종단보다 더 심한 노이즈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항상 ‘균형 잡힌 설계(Balanced Design)’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부담입니다.
4. 3-도체 시스템
고속 신호 환경이나 고주파 회로에서 차동 PCB 설계는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특히 차동 신호가 흐르는 두 개의 선로와 기준 전위(GND)로 구성된 구조는 일반적인 2-도체 시스템과는 전기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3-도체 시스템으로 해석해야 더 정확한 이해가 가능합니다.
4-1) 3-도체 시스템이란?
일반적인 단일 종단(single-ended) 신호는 신호선과 GND라는 두 도체로 구성되지만, 차동 PCB 설계에서는 두 개의 신호선(V+와 V−)이 서로 반대 위상의 신호를 주고받고, 여기에 기준 전위(GND)가 더해져 총 세 개의 도체로 구성된 구조를 갖습니다.
이때 두 신호선은 전자기적으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어, 단순한 두 개의 독립 신호선으로 볼 수 없고, 3-도체 전송선로 모델로 해석해야 합니다.
고속 신호가 흐르는 PCB에서 두 개의 신호 선로가 나란히 배치되면, 이 둘 사이에는 단순히 독립된 전류가 흐르는 게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커플링(coupling)’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때 생기는 주요한 전기적 특성이 바로 상호 인덕턴스(Mutual Inductance, L₁₂)와 상호 커패시턴스(Mutual Capacitance, C₁₂)입니다.

커플링이란 무엇일까요?
커플링을 쉽게 설명하자면, 마치 두 개의 기타 줄이 아주 가까이 나란히 놓여 있고, 한 쪽 줄을 튕기면 그 진동이 옆 줄에 전달되어 함께 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전자기적인 관점에서도, 한 선로에 전류가 흐르며 자기장을 형성할 때, 그 자기장은 이웃한 선로에도 영향을 주고 상호 인덕턴스를 만들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전압에 의해 전계가 형성되면 인접 선로와의 전계가 겹치면서 상호 커패시턴스도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 PCB 설계에서는 이런 커플링을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커플링은 Crosstalk(누화), 잡음, 신호 왜곡 등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차동 PCB 설계에서는 이 커플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왜냐하면 두 신호선이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을수록 외부 잡음에 강하고, 신호 간의 동기화도 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강한 커플링은 오히려 차동 신호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차동 PCB 설계에서는 두 선로를 가능한 한 가깝게(tightly coupled) 배치하고, 두 선로가 GND나 다른 층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멀어지도록 설계합니다.
상호 인덕턴스(L₁₂)와 상호 커패시턴스(C₁₂)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간단히 짚고 가보겠습니다.
- 상호 인덕턴스 (L₁₂): 한 선로의 전류가 시간에 따라 변할 때, 인접 선로에도 전압이 유도되는 현상. 두 선로가 가까울수록 L₁₂가 커짐.
- 상호 커패시턴스 (C₁₂): 두 선로 사이에 형성되는 전계에 의해 전하가 분포되는 현상. 선로 간 거리가 가까울수록, 또는 GND와의 거리가 멀수록 C₁₂가 커짐.
이 둘은 각각 자기장과 전기장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며, 차동 PCB 설계에서 두 선로가 얼마나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수치적으로 나타내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두 선로를 무작정 가까이 붙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선로 간 간격, 선폭, GND와의 거리, Stack-up 구조까지 모두 고려해야 원하는 차동 임피던스(예: 100Ω)를 맞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선로의 중심 간 간격을 0.15mm, 선폭을 0.1mm로 설정하고, GND와는 0.2mm 이상 떨어뜨리면 보통 100Ω 차동 임피던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차동 PCB 설계에서는 두 신호선 사이의 커플링, 즉 상호 인덕턴스와 상호 커패시턴스가 단점이 아닌 필수 조건입니다.
이 요소들이 적절히 설계되어야만 외부 잡음에 강하고, 신호 왜곡이 적은 고신뢰성 회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동 신호 설계는 단순히 선로 두 개를 나란히 놓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커플링의 물리적 메커니즘까지 고려한 정밀한 해석이 필요한 고급 설계 영역입니다.
하지만 개념만 잘 잡아두면 실무에서 회로 품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으니, 꼭 이해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4-2) Even Mode와 Odd Mode
3-도체 시스템에서 두 신호가 동상(in-phase)일 때를 Even Mode, 역상(out-of-phase)일 때를 Odd Mode라고 부릅니다.

- Even Mode: 두 선로가 동일한 방향으로 동일한 전류를 흘릴 때 발생하는 모드
- Odd Mode: 두 선로가 반대 방향으로 같은 크기의 전류를 흘릴 때 발생하는 모드
이 용어는 헷갈리기 쉬운 차동 모드(Differential Mode) 및 공통 모드(Common Mode)와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Even/Odd Mode는 각 도체를 기준으로 본 전기적 파라미터 해석 방식이고, 차동/공통 모드는 두 도체를 함께 본 신호 전달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Even Mode 해석에서는 GND를 기준으로 각각의 선로를 바라봅니다.
차동 모드는 두 선로 간의 전압 차를 기준으로 동작합니다.
이 구분은 왜 중요할까요?
차동 PCB 설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차동 임피던스(Zdiff)와 공통 모드 임피던스(Zcm)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값을 해석하거나 시뮬레이션하려면 반드시 그 기반이 되는 Even Mode 임피던스(Zeven)와 Odd Mode 임피던스(Zodd)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즉, 실무적으로는 차동 모드를 분석하더라도, 실제 차동 PCB 설계와 신호 해석 과정에서는 Even/Odd Mode의 임피던스를 기준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드 임피던스를 기반으로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을 확보하며, 차동 PCB 설계에서 요구되는 신호 품질을 만족시켜 나갑니다.
5. 차동 PCB 설계 Check list
차동 PCB 설계는 단순히 선로를 두 개 나란히 그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고속 신호와 정밀한 타이밍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차동 PCB 설계에서의 아주 작은 실수 하나가 신호 왜곡이나 노이즈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두 선로를 붙여 그리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임피던스 정합, 길이 매칭, 패턴 대칭 등 세심한 요소들을 꼼꼼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Match Length (선로 길이 일치)
차동 신호는 두 선로가 동시에 수신단에 도달해야 합니다. 길이가 조금만 달라도 신호 타이밍이 어긋나서 Skew가 발생하고, 신호 품질이 저하됩니다.
따라서, 두 선로의 길이는 반드시 1:1로 맞춰야 하며, 길이 조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Serpentine (뱀 모양) 패턴을 삽입합니다.
실제 설계 시 일반적으로는 두 선로의 길이 차이를 ±0.127mm 이내로 맞추는 것이 권장되며, 고속 신호의 경우 ±0.05mm 수준까지 정밀하게 맞춰야 할 때도 있습니다.
② No Stub (Stub 제거)
Stub이란 불필요하게 가지친 짧은 선로를 의미합니다.
이 stub은 신호 반사와 임피던스 불일치를 유발하여, 특히 고속 디지털 신호에선 큰 문제가 됩니다.
차동 PCB 설계에서는 probe pad, via, LAI(Logic Analyzer Interface) pad를 배치하더라도 stub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해결 방법으로는 Probe pad를 신호선로 위가 아닌 옆으로 빼고, stub 길이를 최대한 짧게 (5mm 이하) 제한하거나 반사 영향을 예측해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좋습니다.
③ GND Split 피하기 (접지면 분할 금지)
차동 선로 아래 GND plane이 끊기면 return current가 우회하게 되어 인덕턴스 증가, EMI 문제, 임피던스 불연속이 발생합니다.
GND가 단절된 위치에 차동 라인을 통과시키지
GND Split 위를 지날 경우 GND stitching via를 넣어 연결 보완을 해야 합니다.
④ Mismatch 방지
입력 및 출력 부분에서 드라이버 또는 리시버와 선로 간에 임피던스 불일치(Mismatch)가 생기면 반사가 발생합니다.
소스 단 또는 종단부에서 적절한 Termination 저항(보통 100Ω)을 사용하여 임피던스 정합을 유지해야 합니다.
⑤ AC 커플링 캐패시터 (AC Coupling Caps)
AC coupling은 DC offset 제거를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두 선로에 반드시 동일한 커패시터를 동일한 위치에 배치해야 하며, 커패시터 패턴 또한 대칭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⑥ 선로 불균형 (Unbalance) 방지
차동 신호는 두 선로가 동일한 전기적 환경에 있어야 이상적인 동작을 합니다.
패턴이 비대칭하거나, 한 선로만 비아가 존재하거나, 한 선로만 GND 가까워서 다른 경우 차동 특성이 깨지고 common-mode noise가 유발됩니다.
⑦ Probe Pads와 LAI 패드 배치 주의
신호 측정용 패드들은 필요하지만, 차동 PCB 설계에선 신호 품질 저하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패드는 라인 옆으로 빼거나, 짧은 via 및 단절 없는 접지와 연결하여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차동 PCB 설계는 단순히 두 선을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고려사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고급 설계 영역입니다.
하지만 위의 핵심 포인트만 정확히 숙지하고 주의 깊게 설계한다면, 고속 신호에서도 안정적인 차동 신호 전송이 가능합니다.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차동 PCB 설계 시 하나하나 체크리스트로 관리하면 실수 없이 설계할 수 있습니다.
설계 중 어려운 점이 있다면 시뮬레이션 도구를 활용하거나 고속 신호 설계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